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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프리카여행

야호 키갈리 여행 영원히 잊지 못하리 부들부들_첫째날(160603)

이동 : 포트포탈-캄팔라

포트포탈 : Fort Portal. 우간다 서부 도시. 내가 살고 노동하고 있는 곳. 근처에 퀸엘리자베스 국립공원, 르웬조리 산, 세믈리키 국립공원 등 관광지가 많은 곳이라 우간다 여행지 중 유명한 곳
캄팔라 : Kampala. 우간다 수도. 임팔라가 어원이라는 것 같으나 자세히는 모르겠음

포트포탈에서 여섯시 캄팔라행 링크버스를 탔으나 차 고장으로 결국 일곱시 반에 출발하여 열두시 넘어서 캄팔라에 도착했다.

링크버스 : Link bus. 포트포탈-캄팔라 운행 버스. 이 구간을 다니는 버스는 많은데 큰 회사로 링크버스와 칼리타버스가 있음. 칼리타는 시간을 몹시 잘 안 지켜서 제시간에 간 기억이 없어 웬만하면 링크버스를 타고 다님. 그러나 링크버스도 정시에 출발하는 것은 아니고(우간다에서 그런 것을 기대하지 맙시다) 10분~30분 내에 출발. 근데 가끔 미쳐서(?) 정시에 출발하기도 하니 웬만하면 10분 전까지 탑승 하는 것이 좋음

캄팔라에서 키갈리(Kigali. 르완다 수도) 가는 버스를 구글링하니 재규어 버스가 나와서 이 버스로 결정하고 버스 터미널에 내려(심지어 터미널에 완전히 도착하기전에 내려줘서 당황) 보다보다를 타고 나미렘베Namirembe 로드의 재규어 버스 회사로 갔다.

보다보다 : Bodaboda. 오토바이 택시. 위키에 따르면 보다=border를 의미하고 국경 사이를 다닐 때 오토바이를 이용한데서 비롯되었다나. 캄팔라에서는 보다를 한명씩 타야하고 두명 이상 탔다가 경찰에 걸리면 26만실링(1달러=3200실링, 2016년 6월 현재)을 내야하니 조심. 캄팔라 이외 지역에서는 문제 없는듯

아침 7시, 9시와 새벽 1시, 3시 버스가 있는데 원래 타려던 1시 버스는 예약이 꽉찼다는 충격과 공포의 소식... 다음날 아침 7시차도 거의 꽉 차서 겨우 예약을 하고 너무 배가 고파 밥집을 찾는데 12시에 연 곳이 있을리가 없었고 키세멘티에 어느 술집(퍼런 조명과 간판이었으나 쉽게 알아볼 듯)에서 스테이크랩과 시저 샐러드를 시켰다. 시저샐러드에 베이컨이 하나도 없고 양배추와 치킨을 넣어서 이게 케이준샐러드인지 뭔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아니 그래.. 아침 7시차도 꽉찼는데 1시차가 자리가 있을리가 없지. 심지어 9시차도 거의 다 팔렸었다. 후후. 예약을 안 한 나의 멍충멍충 때문이지. 전화로 예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솔직히 이렇게 키갈리를 이 시간에 이 기간에 가는 사람이 많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기때문에 할 말이 없다! 원래는 술집에서 아침 6시까지 버티다가 차 타러 가야징..이라는 마음이었으나 밥을 먹고나니 얼굴에 죽음이 드리워져 조금이라도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 친구 아넥스 호텔에 갔다.

키세멘티 : Kisementi. 캄팔라 주요 유흥가(?) 여러 클럽이랑 아카시아몰이라는 대형 쇼핑몰이 있음. 키세멘티 가는 길에 있는 아카시아 애비뉴에도 외국인이 많이 가는 펍과 바가 있음. 점점 이렇게 일일히 정리하기로 시작한 것에 후회가 생긴다. 넘나 귀찮은 것아넥스호텔 : 풀네임이 City 어쩌고인데 기억이 안난다. 트립어드바이저가 알려줄 것이다. 무중구들의 친구 아넥스호텔. 이름은 호텔인데 이것은 호텔이 아니다. 바퀴벌레를 하룻밤 새 두 마리 죽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격이 몹시 아름답다. 특히 2-3인일 경우가 짱인데 2명 트윈룸 4만실링! 내셔널시어터 근처라는 쩌는 위치에도 불구하고 이 가격이라니! 그러나 화장실과 샤워실은 방 다섯개에 하나씩을 공유한다. 그래도 사람이 엄청 밀려서 씻기 힘들었던 적은 없음. 짱짱. 다른 숙소에 가고 싶었으나 위치와 가격 때문에 여기에 계속 가게됨. 다른 숙소로는 키세멘티에 Fat cat이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는 15불이고 도미토리임. 와이파이가 된다고 하는데 그렇다고해도 도미토리에 혼자 45000실링을 주고 싶지 않은 것. 언젠가 팻캣에 갈 일이 있으면 또 후기를 쓸 것. 갑자기 생각 났는데 New city annex hotel 이런 풀네임이었던 것 같음무중구 : Muzungu. 무중구는 반투어 계열 쓰는 동아프리카 언저리에서 다 통용되는 말인듯한데(다른 지역에선 어떤지 정확히 모르겠음) 하얀 사람이라는 뜻. 다른 나라에서는 음중구라고 하기도 하더라. 아마 Mzungu 일듯. 무중구 뜻 자체는 백인이라는 말인데 그냥 흑인보다 하얀 사람은 다 백인이라고 치고 외국인 전반을 무중구라고 부르는 듯함. 그러나 저번에 현지인이 나보고 넌 브라운이라고 하였다... 그래여... 하얗진 않아여 나도 알아여 8ㅅ8

결국 아넥스가서 두시간인지 세시간 자고 나와서 버스 타러 갔다. 버스가 몹시 구리다. 내가 듣기로 다른 나라로 가는 버스는 아주 좋고 다리도 쭉쭉 뻗고 의자도 막 젖혀지고 물도 주고 서비스도 짱이고 와이파이도 되기도 하고 그렇댔는대! 차도 미친듯이 흔들린다. 잠도 이상하게 잘 안온다. 너무 피곤해서 그런가. 확실히 포트포탈 말고는 우간다 전역이 건조하다. 그래봤자 다른 나라들보다 우간다가 몹시 푸른 나라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건조한 느낌이 숲이 없어서 그런듯하다. 포트포탈은 차밭으로 유명해서 근처에 가면 차밭이 초록초록하다. 그리고 가는 길에 숲도 있고 근처에 오면 기온이 낮아지는 느낌이 있는. 그런데 숲이 없어서 그런지 3g가 잘 터진다. 나름 장점이 있군. 근데 화장실 가고싶은데 이 나라 과속방지턱이 너무 많아서 괴롭기 짝이 없다! 살려주세요!


그렇게 음바라라Mbarara 근처에 왔는데 사람 사는 동네는 아니긴 했지만 도로 옆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구역 내에 얼룩말이 있다! 충격! 맨날 친구들이 "너 우간다 있으면 막 집 앞에 동물 지나가고 그러냐?"해서 ㅉㅉ.. 우간다를 뭘로 보고.. 했는데 정말 동물이 찻길 옆에 있어...! 너무 신기했다. 음바라라에 다섯시간 만에 도착해서 드디어 화장실에도 갔다. 호호. 


음바라라를 지나 이신지로Isingiro를 지나고 있는데 마토케 밭이 많다. 대형 플렌테이션이 있음. 그리고 지대가 높은지 소를 많이 키우고 있더라.

마토케 : 바나나 일종인데 단맛은 별로 없고 고구마?에 가까운 맛이라 쪄서 식사시 많이 먹음. 보통 주식으로 마토케, 포쇼를 많이 먹는데 포쇼는 옥수수 가루를 쪄서 떡처럼 만든 것. 우간다에 있는 바나나 종류는 마토케, 작은 바나나(흔히 몽키바나나라고 부르는 것), 큰 바나나(보통 한국에서 많이 먹는 크기), 곤자(구워서 많이 먹는 것. 보통 바나나보다 좀 더 단단하고 마토케보다는 더 달다)가 있고 딱 한 번 본 빨간색 바나나도 있음

일곱시에 출발해서 두시 반 쯤 국경에 도착해서 입출국 수속! 케냐-르완다-우간다를 돌아다닐 수 있는 인터스테이트 패스를 받았다. 나는 워크퍼밋이 있어 비자비가 없는데 이 인터스테이트패스를 잃어버리면 두 나라의 비자비를 다 내야하니 잘 챙기라는 무서운 말씀을 하셨다. 우간다 입국 비자는 100불 르완다 입국 비자는 50불이라고 한다. 아마도. 르완다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우간다가 어이 없이 비싸니 르완다는 설마 그렇진 않겠지? 그러길 바란다.

입국할 때 입국 서류를 쓰는데 나랑 동갑인 르완다 여자분이 글을 잘 못쓰시는지 나보고 쓰는 것 도와달라고 하셨다. 물론 제대로 영어로 의사소통하진 못했지만 서류와 펜과 여권을 주셔서 이해했다. 나랑 동갑인데 여섯살과 세살 애기가 있다. 여기는 열여섯살부터 결혼하고 애 낳고 이런 경우가 많아서 이정도면 나쁘진 않은 수준이긴 한 듯한데 기분이 이상하였다. 하긴 엄마도 내 나이에 언니를 낳았으니까. 아무튼 서류 쓰면서 여권 보니까 르완다 메이저 현지어인 키냐르완다와 영어, 불어 세 가지가 다 써져 있어서 약간 걱정이 되었다. 르완다에서 말이 잘 통할 것인가. 키냐르완다는 포트포탈에서 쓰는 루토로랑 비슷할 것인가.


이후 키갈리 가는 길 생각들

  1. 수속이 끝나고 다시 키갈리로 출발하는데 잠시 핸드폰 통신사가 우간다 MTN으로 뜨다가 곧 르완다 통신사로 추정되는 R-CELL로 바꼈다. 
  2. 르완다는 밭 경계에 나무를 심어서 소유권을 구분하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네모네모네모로 땅이 나눠져 있는데 몹시 재미있고 예뻤다.
  3. 길을 지나다니며 보는 집들이 우간다의 시골집들에 비해 몹시 상태가 좋았다. 벽돌도 뭉그러지지 않고 반듯반듯하고 시멘트로 덧바른 집도 많고. 출입국사무소 오는 길에 본 우간다 집들은 벽돌이 너덜너덜하고 그냥 집이 무너질 것 같이 생겼는데 르완다의 집들은 깔끔하다. 르완다 사대주의...?
  4. 우간다와 차선 방향이 반대다! 그게 제일 신기한! 내가 탄 버스는 우간다에서 출발해서 운전석 방향이 오른쪽이었는데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내릴 때 도로 중간에 내렸다. 차가 많지 않아 다칠 위험은 없어 다행.
  5. 음바라라 근처에서 짜파티(인도식 밀전병인데 우간다에 인도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몹시 대중적인 음식. 사모사도 쉽게 볼 수 있고 인도 식당도 웬만하면 한국보다 맛있다) 하나 생강맛 소다 스토니 하나를 먹고 아무 것도 먹지 않았는데 의외로 배가 별로 안 고프다. 그리고 이제 르완다 현지화도 없어서 사먹을 수도 없다.
  6. 지나가다가 논같은 곳도 봤는데 쌀 농사를 짓는 것일까? 정확히 모르겠다. 이 글 다 쓰고나면 찾아봐야지.
  7. MTN이 르완다에도 있어 핸드폰 통신사로 MTN 르완다가 뜬다. 
  8. 수수를 많이 기른다. 수수를 많이 먹나.
  9. 여덟시간 걸린다던 버스는 열시간 째 달리고 있다.
  10. Kayonza 도착. 택시파크가 깨끗하다. 우간다에서는 버스가 서면 간식 파는 사람들이 막 뛰어 와 파는데 여기는 그런 사람도 없고 애초에 먹을거는 안팔고 음료만 판다. 집밖에서 뭐 안사먹나.
  11. 키갈리까지 65킬로 남았단다. 죽을거같다.
  12. 해바라기도 많다.
  13. 교통경찰차가 있다. 우왕! 우간다 교통경찰차는 의전 차량으로 쓰는 것밖에 본 적이 없다. 보통 오토바이를 많이 타는 듯.
  14. 지나가다 트레일러 두 대 사고난 현장을 봤다. 정말 교통사고 너무 무섭고 여기는 큰 차도 작은 차도 한 길로 다니고 밤에도 낮에도 마구 다녀서 정말 사고가 자주 난다. 사고가 나면 보통 크게 나고 특히 큰 차가 사고 나면 길을 막아서 도로가 마비된다. 보통 가는차선 오는차선 두개라 사고 나면 무한 정지.
  15. 르완다는 방지턱 없다. 우간다는 대체 어쩌다 방지턱의 나라가 되었나. 사람 사는 지역 근처에 방지턱을 만들기는 하는데 너무 심하게 많이 만들어서 괴롭다. 보통 왕 방지턱과 쪼질한 방지턱이 있는데 왕 방지턱은 꿀~렁하고 지나가고 쪼질한 방지턱은 털털털털털 이렇게 지나간다. 화장실 가고싶을 때 죽음의 고통
  16. 길에 쁘띠 저수지가 많은데 물고기를 기르는 것일까? 오두막 같은 것도 있어 낚시터의 느낌이 난다.
  17. 시내 외곽인데 차도에 화살표가 그려져 있고 중앙선도 차도 바깥선(?)도 제대로 표시되어있다! 우간다에서는 볼 수 없는 일! 충격적이다.
  18. 키갈리 시내로 들어왔는데 횡단보도가 몹시 자주 있다. 제대로 그려진 것이! 우간다에는 횡단보도 본 적이 진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힌다.
  19. 시내 버스가 많이 다니는데 버스 손잡이도 제대로 달려있고 번호판이 전광판으로 되어있다. 사진을 못찍은 것이 아쉽네. 우간다는 캄팔라 시내 버스를 본 적이 있는데 내가 자주 다니는 곳으로 가는 버스가 없어 타본 적이 없다. 그리고 시내 버스 자체가 그렇게 보편화된 것은 아니고 보통은 봉고차 택시인 마따뚜를 많이 타고 다닌다. 마따뚜는 제대로 노선이 없어 외국인이 이용하기는 몹시 어려움이 많다. 일일히 지나가는 마따뚜에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를 물어봐야 하고 또 그 방향으로 가더라도 정확~히 내가 가고자 하는 곳에 내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20. 건물 번호가 다 매겨져있다. 길치사람에게 몹시 고마운 시스템. 우간다는 캄팔라 부자동네에서만 본 것 같은데 여기는 어느 집이든 다 번호가 붙어있다. 그리고 도로가 번호로 붙어있어 지도 볼 때 편했다.
  21. 언어가 몹시 다른가보다. 병원을 ivuriro라고 하는 것 같은데 캄팔라에서 쓰는 말인 루간다와 우리동네에서 쓰는 루토로 모두 전혀 저 단어와 조금도 비슷하지 않은 단어이다. 흑흑. 망했다. 나는 여기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걱정을 하며 현지어를 급히 공부했는데 How are you? = Amakuru / Thank you = Murakoze라고 한다. amakuru는 루토로에서 뉴스라는 뜻으로 대략 안부 묻는다는 맥락에서는 비슷하다! 루토로에서는 Amakuru garaha?라는 표현을 쓰는데, 대충 주변에 뭔 일 없냐는 의미다. 그래! 포트포탈-음바라라 5시간이고 음바라라-키갈리 8시간인데 그렇게 많이 다르면 안되는 것 아니겠냐고! 포트포탈에서 쓰는 말과 음바라라에서 쓰는 말은 꽤 비슷해서 두 지역 사람들은 의사소통이 쉽게 가능하다. 그리고 음바라라에서 쓰는 말은 거의 우간다-르완다 국경까지 다 쓰고있고, 그러면 그 국경 지역에서 키갈리까지는 멀지 않으니까(르완다 면적이 크진 않고) 그냥저냥 비슷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아무튼 이렇게 저렇게 열세시간만에 도착했고 또 재규어버스 참사를 방지하기 위하여 아넥스 호텔 건물 옆에 있던 Mash Poa 버스를 예약하기로 했다. 후후.. 키갈리-캄팔라 여덟시간에 가고, 의자는 뒤로 젖혀지고 음료, 물, 과자를 준단다. 우린 대체 왜 재규어를 타고 왜 그 고생을 했던 것인가. 이미 지난 일이니 잊도록 하자. 후후. 아무튼 르완다는 프랑을 사용하는데, 키갈리-캄팔라 버스는 만이천프랑! 하지만 우리는 현금이 없으니 돈을 뽑으러 가기로 하였고 회사 직원분이 길을 안내해주셔서 은행에 갔는데...


카드로 출금이 안된다 ^0^! 은행 여덟개 이상 가봤는데 모두 돈을 내놓지 않는다! 카드 발급처에 연락을 해보란다! 어떻게?! 어떻게 연락하죠?! 호호?! 완전 정신이 나가고 앞이 캄캄하고 어이가 없었다. 우와웅! 나중에 캄팔라 와서 찾아보니 하나은행이 3일부터 8일까지 현충일 연휴 맞이 전산망 점검?같은 것을 하여 영업을 정지하였다고 한다. 메일 하나 안 주고 갑자기 카드 정지하면 그냥 국제미아 되라는 것 맞지요? ^0^? 개놈들아? 여러분이 하나 비바 체크카드를 만드신 의도가 유학생과 여행자를 위한 것이 맞지요? 그러면 일을 이렇게 하시면 안되겠지요?


아무튼 다행히 우간다 실링이 좀 남아 있어서 6만 실링을 버스비로 내고 이제 밥먹으러 이동을 하고 싶은데 현금이 하나도 없어서 새로운 멘붕이 찾아왔다. 함께 간 언니의 카드 중 하나는 사용이 가능할거라는 작은 희망과 함께 실링을 환전하여 차비로 쓰기로 해서 나머지 6만 실링을 환전 했더니 만삼천 프랑이 나온다^^.... 아니.. 버스비 낼 때 프랑은 만이천이면 실링은 6만보다 싸야져... 프랑 없다고 바가지 씌우시는 건가여...! 여러가지로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져 저녁을 먹으러 갔다. 우간다에서 해산물과 멀리한 세월이 슬퍼 사카에라는 일식집에서 연어회를 먹기로 하였는데 매쉬포아 직원(아까 은행 따라 가주신)분이 자기 가는 방향이라고 같이 택시를 타고 가자고 하였다. 이 분이 우간다에서 내가 사는 지역(토로 Tooro) 출신이라 고향 사람 만난 수준으로 반가웠다! 우리 동네에는 엠파코(Empaako)라는 별명같은 것이 있는데 12개 이름 중에 하나 골라서 붙여준다. 나는 Abwooli 직원분은 Amoti. 흑흑 이렇게 지연이 짱인 것이다. 그래 우리동네 사람들이 좀 좋지. 호호. 캄팔라에서도 보다 아저씨들 우리동네 출신이면 막 반갑고 친절하고 사기도 안치고 그런 것..은 뭔가 지역주의같지만 아무튼 그랬다.


흔히 우간다에서 택시라고 하면 마따뚜라는 봉고차를 말하는데, 르완다의 택시는 미니버스 크기였고 안이 훨씬 깨끗하고 의자 한 명에 한 사람만 앉는 모-던한 시스템. 아니! 의자 한 명에 한 명 앉지 않으면 그게 무어냐!라고 하겠지만 우간다는 그렇답니다 ^.^ 보통 운전자-조수석-뒤에 세명 앉는 승용차에 조수석에 두명 앉고 뒤에 다섯명 앉는 그런 곳이지요. 그러나 르완다는 그렇지 않았다! 뭐, 수도라는 점이 크게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캄팔라도 요즘 단속이 심해서 정원에 맞게 태워야 한다고 하긴 하더라. 아무튼 택시는 230프랑이었고, 환율은 대략 1.5를 곱하면 원화가 되니, 3-4백원 정도 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동 거리가 캄팔라보다 길고 그만큼 차비도 비싼 편인듯. 그리고 짱인 것이 이런 택시들도 버스처럼 다 번호가 있고 정류소가 제대로 갖춰져있다! 다 천막으로 정류소가 잘 만들어져 있음! 그리고 교통카드 찍는 기계같은 것도 달려 있던데 작동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람들이 쓰는 것은 못 보았다. 이제 곧 사용할 것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이런 것을 보게될 줄은 몰랐다. 키갈리 시내를 달리며 정말 제대로 잘 정돈된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우간다보다 빈곤층은 더 많다고 하는데 느려도 다같이 발전하는 나라인 것인가! 길도 우간다에 흔히 있는 구덩이 없이 깨끗한 아스팔트 길에 보행자용 도보도 제대로 갖춰져있다.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사카에 근처 정류소에 내렸으나 바로 앞에 있지 않아 근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식당을 알고 있어 그 무리 모두와 같이 이동하였다. 고맙다고 하고 헤어지는데 다시 온 길을 돌아가는 것이었다! 가려고 한 방향과 반대방향 이었던 것! 정말로 우간다에서 너무나 인간으로 인한 고통을 많이 겪어서 더욱 감동이 컸다. 이 이후에도 계속 키갈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친절에 감동 감동.


아무튼 생각보다 몹시 어려운 위치에 있어 찾기가 어려웠던 사카에에 가서 까츠동과 연어회와 비빔냉면을 시켰다. 냉동 연어와 간장밥과 둥지냉면적인 음식들을 먹고나니 뭔가 고생들이 허망해졌다. 그래도 와이파이도 되고 잠시 인터넷을 즐겼다. 주인 아저씨께서 못보던 한국애들이 와서 우리의 정체를 궁금해 하셨지만 말해드릴 수 없었다. 그래도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후식으로 주시고 숙소 예약도 도와주시고 모토(오토바이 택시)도 불러주심. 그냥 키갈리 친절 도시인듯.


숙소는 디스커버리 르완다 유스호스텔.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일등 하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싼 숙소중에는 제일 좋은 듯. 그래서 가난뱅이들에게 인기가 많아 겨우 혼성 4인 도미토리에 터를 잡았다. 몹시 구린데 1인 19불! 진짜 우리친구 아넥스가 최고였던 것이다. 아니면 그냥 르완다가 비싼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사카에 주인 아저씨의 말씀에 따르면 키갈리는 밤에 다녀도 안전한 곳이라고 한다. 정말 그런 느낌이다. 우간다라면 상상 못할 그런 안전한 공기. 그리고 정말 조용하다. 


그리고 절망적인 사실을 깨달았다. 주말에는 제노사이드 박물관을 열지 않는다. 하하. 버스는 일요일 저녁 출발로 끊었는데. 무얼 하고 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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